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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튜플 보기 뒤 6개 홀서 버디 5개… 우즈의 미친 '회복 탄력성' - 문화일보

sambutanbola.blogspot.com
역경을 도약의 발판으로

올 마스터스 아멘코너 12번홀
해저드 3차례 빠지며 10타에도
침착하고 냉정하게 ‘감정’유지

자신의 실수 솔직히 인정하고
헤쳐 나아가려는 의지력 탁월
멘털 약한 골퍼에 좋은 본보기

올해 열린 세계 남자프로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마스터스는 예년과 비교해 여러모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7개월가량 연기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가을에 개최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마스터스의 상징이던 철쭉, 진달래 등 온갖 화려한 봄꽃 대신 페어웨이엔 붉은 단풍과 마른 낙엽이 흩날렸다. 달라진 풍광은 골프팬들에겐 색다른 경험이었다. 마스터스가 무관중으로 진행되면서 티잉 구역 좌우 측으로 길게 늘어선 갤러리, 선수들의 플레이에 따라 터져 나오던 환호와 탄식이 사라졌고 늦가을 풍경과 어우러져 다소 쓸쓸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 대신 비가 많은 11월에 열리면서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의 악명 높은 유리알 그린이 부드러워지자 버디 쇼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출전자 전체의 평균 타수는 71.75타로 언더파이며, 미국의 더스틴 존슨은 역대 최소타인 20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존슨은 2개의 이글에 무려 20개의 버디를 더했고 보기는 단 4개에 그쳤다. 임성재도 아시아 선수로는 역대 최고 순위인 공동 2위에 오르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해 극적인 역전우승으로 감동을 주었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연패이자 자신의 6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노렸지만, 합계 1언더파로 기대에 못 미치면서 공동 38위에 머물렀다. 특히 우즈는 마지막 날 아멘코너인 12번 홀(파3·155야드)에서 티샷을 포함, 무려 3차례나 공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면서 10타의 스코어로 셉튜플 보기(7오버파)를 기록했다. 12번 홀은 그린 앞 개울과 그린 뒤쪽 벙커 사이의 폭이 좁은 데다, 바람의 방향이 수시로 바뀌어 예전부터 ‘대형사고’가 곧잘 터지는 곳이었다.

2013년에도 마지막 날 재미교포 케빈 나와 미국의 버바 왓슨이 잇달아 셉튜플 보기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최종일 전반 9홀까지 5타 차 선두로 2연패가 유력하던 미국의 조던 스피스가 2차례나 공을 물에 빠트리며 쿼드러플 보기로 무너졌다.

한 홀 10타는 우즈가 공식 대회에서 기록한 가장 많은 타수다. 종전 우즈의 최다타수는 1997년 메모리얼토너먼트 파4 홀에서 작성했던 9타(퀸튜플 보기)였다. 우즈 같은 최고의 골퍼가 한 홀에서만 10타를 쳤다는 사실도 놀라운 일지만, 정작 더 놀라운 일은 그다음에 일어났다. 바로 다음 홀을 시작으로 우즈는 남은 6개 홀에서 무려 5개의 버디를 잡으며 잃었던 타수를 거의 다 회복한 것이다.

아마도 보통의 골퍼가 한 홀에서 10타를 쳤다면, 이후에 경기를 제대로 마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우즈의 경우처럼 직전 홀에서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한 후 다음 홀에서 곧바로 버디보다 좋은 스코어로 이를 만회하는 것을 골프에서는 바운스백이라고 부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모든 선수의 ‘바운스백’ 비율을 집계해 경기 통계로 제공하고 있다. 바운스백 능력은 골퍼의 성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지난 시즌 페덱스컵과 올해의 선수상을 싹쓸이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존슨은 30%가 넘는 바운스백 비율로 3위에 올랐다.

투어프로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바운스백 능력과 회복 탄력성의 관계를 연구한 국내의 한 스포츠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회복 탄력성이 높은 골퍼일수록 바운스백 능력이 다른 골퍼에 비해 뛰어나다. 회복 탄력성이란 어려움에 빠진 사람이 분노, 우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잘 조절하며 자신에게 닥친 역경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줄 아는 심리적 능력을 말한다. 특히 회복 탄력성을 구성하는 하위요인 중 자신의 실수에 대해 솔직히 인정할 줄 아는 소통능력과 아무리 어려운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낙관성이 중요하다. 평소 라운드에서 큰 실수를 한 후 곧잘 무너지는 골퍼라면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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