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11시간 조서 열람…검찰, 추가 소환 조사 방침 - 한겨레

정경심 11시간 조서 열람…검찰, 추가 소환 조사 방침 - 한겨레

1·2차 조사 7~8시간 그쳐
검찰 ‘속전속결’ 수정 불가피
‘조국 수사’ 길어질 듯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 방송사 텐트에 중계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5일 2차 검찰 조사를 받고 15시간 만에 귀가했다. 두차례 검찰 소환에서 정 교수가 실제 조사받은 시간은 7~8시간에 그쳐, 조 장관 관련 검찰 수사가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정 교수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정 교수가 5일 오전 9시에 출석해 조사를 마치고 자정께 귀가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정 교수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1차 조사 때 작성한 조서를 열람했다’고 전했다. 그 뒤 오후 4시부터 6시40분까지 2시간40분가량 조사를 받고 50분 정도 쉰 뒤 다시 오후 7시30분부터 11시55분까지 4시간 넘게 조서를 열람했다고 한다. 정 교수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15시간 머물렀지만 실제 조사 시간은 3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1차 조사 때도 서울중앙지검에 9시간 동안 머물렀지만, 실제 조사 시간은 네다섯시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 교수는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피의자 신문조서에 서명·날인을 하지 못한 채 귀가했다. 서명·날인이 없는 피의자 신문조서는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 애초 검찰은 사모펀드, 웅동학원, 입시 부정, 증거인멸 의혹 등 정 교수와 관련해 조사할 내용이 많아 최소 두차례 이상 정 교수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다. 속전속결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었으나, 정 교수 건강 상태가 불안정하고, 오랜 시간 꼼꼼하게 조서 열람을 하고 있어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정 교수와 조 장관을 조사하고 이달 안에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검찰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검찰은 현재 정 교수에게 추가 소환을 통보하고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앞서 올 초 사법농단 의혹으로 조사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조서 열람에 신경을 썼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올해 1월 사법농단 사건으로 다섯차례 검찰에 출석했는데, 이 중 두차례 30여시간 동안 조서 열람을 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조서 열람을 마칠 때까지 신문조서에 서명·날인하지 않았다. 한 인권 전문 변호사는 “정 교수나 양 전 대법원장의 조사 태도가 이례적이긴 하지만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며 “정 교수가 세밀하게 조서를 살펴 검찰 쪽 전략 등을 파악하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14명의 변호인단을 꾸려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 검찰도 정 교수와의 수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검찰은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정 교수와 공모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 장관 5촌조카 조씨를 3일 기소했는데, 조씨의 공소장에 정 교수와 공모한 정황 등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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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6 09:29:1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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