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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깎는 개혁안 내놓으랬더니 손톱 깎아”…다시 검찰개혁 촛불 - 한겨레

“뼈깎는 개혁안 내놓으랬더니 손톱 깎아”…다시 검찰개혁 촛불 - 한겨레

5일 오후 서초역 네거리 일대 시민들 운집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가 5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역 네거리에서 개최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조국수호 검찰개혁’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가 5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역 네거리에서 개최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조국수호 검찰개혁’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비공개 소환돼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은 5일,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촛불이 일주일 만에 다시 타올랐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역 네거리에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 반포대로 일대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서초역을 중심으로 서울성모병원과 교대역, 내방역, 예술의전당 방향 도로가 인파로 빼곡히 들어찼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오후 6시 현재 서울성모병원 방향 누에다리에서부터 예술의전당까지 반포대로 1.6㎞ 구간과 교대역에서 대법원 앞까지 1.2㎞구간이 시민들로 꽉 찼다”고 밝혔다. 광주·전주·대전·춘천 등 지방에서도 참가자들이 버스를 타고 상경해 서초동 일대를 채웠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오후 4시30분 기준) 지방에서 버스 80여대가 올라왔다. 캐나다 캘거리, 미국 뉴욕, 제주도에서 왔다는 시민도 봤다”고 밝혔다.
서울 서초역 인근 지도. 카카오맵 갈무리.
주최 쪽은 이날 애초 참가자 수 목표치(300만명)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만 주최 쪽은 “숫자 싸움만 해서는 시민들이 모이는 의미가 퇴색된다”며 “앞으로 주최 쪽 추산 참가자 수는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며 다음 주 중에 전문가들이 분석한 참가자 수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주최 쪽이 경찰에 신고한 인원은 10만명으로 7차 촛불문화제(8천명)에 견줘 10배 이상 많았다. 인파가 늘어날 것을 예상한 주최 쪽은 집회 장소도 지난주 서초역 7번출구·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 정문 근처에서 이날 서초역 네거리로 옮기고 집회 신고 면적도 확대했다. 인파는 일찌감치 몰려들었다. 오전 11시께부터 서초역에서 서울중앙지검 방면으로 설치된 무대 앞 도로에 시민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오후 3시께는 서초경찰서 앞 도로까지 인파가 늘었고 오후 3시40분이 되자 서초역에서 서울성모병원 방향 도로 500m가량에 발 디딜 틈 없이 시민들로 가득 찼다. 비슷한 시간 서초역에서 교대역 방향 도로 100m가량과 서초역에서 내방역 방면 도로 100m가량에도 시민들이 자리를 꽉 채웠다.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기 직전인 오후 5시40분께는 서초역 모든 출구 주변과 도로 주변 인도가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가자들은 ‘정치검찰 물러나라 자한당(자유한국당)을 수사하라’, ‘조국수호 검찰개혁’, ‘우리가 조국이다’, ‘견제와 균형이다, 검찰을 통제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언론개혁을 이뤄내자는 구호도 나왔다. 주로 40대 이상 중장년층 중심의 참가자들이 많았는데,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가 5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역 네거리에서 개최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조국수호 검찰개혁’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시민연대)가 5일 오후 6시 서울 서초구 서초역 네거리에서 개최한 ‘제8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조국수호 검찰개혁’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참가자들은 조 장관에 대한 검찰의 표적수사, 먼지털이식 수사를 비판하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검찰이 아무런 견제도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촛불집회에 나온 참가자도 있었다. 남편, 자녀 2명과 함께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신혜영(42)씨는 “검찰은 그동안 자기들이 수사하고 싶은 것만 수사해왔다. 김학의 (성접대 의혹), 세월호 참사, 장자연 등 (검찰이) 어물쩍 넘어온 게 얼마나 많았냐”며 “그런 검찰이 조국 수사에는 검사 수십 명을 투입하는 걸 보면서 검찰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위협이 될 만한 사람은 가차 없이 수사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참가자 조현미(51)씨도 “검찰 개혁은 일반인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라며 “장관이니까 그나마 소리라도 내지, 평범한 시민들은 검찰이 증거 없이 유죄로 몰아가도 소리도 못 내는 그런 것들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특수부 축소, 공개소환 전면 폐지 등 최근 검찰이 발표한 개혁안에 대해서도 ‘충분치 않다’고 꼬집었다. 경기 성남시에서 온 손아무개(48)씨는 “뼈를 깎는 개혁안을 내놓으라고 했더니 손톱을 깎았다. (개혁) 시늉만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혼자 온 회사원 이원의(58)씨는 “검찰개혁은 제도의 문제보다도 의식의 문제”라며 “사건 (내용) 흘리지 말고 우리 식구, 내 편이라고 감추지 말아야 하는데 이는 특수부 축소로 가능한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경험이 이번 집회 참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람도 있었다. 경기 안산에서 혼자 집회를 찾은 이순애(57)씨는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이번에 촛불을 드는 데 영향을 미쳤다”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검찰개혁은 이뤄지지 않았고 망신주기 수사는 여전하다. 검찰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초경찰서 앞 도로에서 ‘조국 장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애초 서초역 6번 출구 앞에서 열기로 했지만 공간이 협소해 집회 장소를 옮겼다. 자유연대 쪽은 “5천명 이상이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자유연대 참가자들은 “조국 구속”, “문재인 간첩”, “멸공” 같은 구호를 외쳤다. 자유연대 집회에 참가한 민아무개(77)씨는 “개천절 광화문 집회에도 나갔다”며 “조국 장관은 교수일 때 스스로 하지 말라고 비판했던 이야기들을 그대로 했다. 허위에 가득 찬 위선자”라고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조국 장관을 겨냥해 “빨갱이”이라고 외치는 이들도 나왔다. 이날 촛불집회와 자유연대 집회가 만나는 지점에 경찰 인력이 배치되고 펜스가 설치되면서 물리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유진 강재구 김윤주 김혜윤 서혜미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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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5 09:38:0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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