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7시 20분 쯤 홍콩 사이완호 지역에서 열린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 추모 집회에서 경찰이 시위 참가자를 검거하던 도중 자신을 향해 다가오던 21살의 초우(Chow)모씨에게 권총 3발을 발사했고 초우씨는 그 중에 한발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 유포되는 동영상을 보면 시위 현장 도로에서 시위 참가자를 쓰러트려 검거하려던 경찰이 초우씨가 다가오자 총을 뽑아들고 발사했으며, 초우씨는 곧 총에 맞은 듯 그 자리에 쓰러졌다. 경찰은 주변에서 취재기자로 보이는 사람이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를 향해 수 차례 총을 발사했다. 총성이 울린 뒤 초우씨는 곧바로 배를 움켜쥔 채 쓰러졌다. 이 경찰이 쏜 총탄에 또 다른 시위 참가자 1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우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오른편 신장과 간 사이에서 총탄 적출 수술을 받았지만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직업훈련국(VTC·the Vocational Training Council)은 이날 초우씨가 자신들의 훈련생이라고 밝혔다. 직업훈련국은 홍콩에서 가장 큰 직업 훈련 기관이며 초우씨는 차이완 캠퍼스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일과 4일 시위에서도 시위 참가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았던 전례가 있다. 하지만 당시는 시위대가 각목 등을 휘두르며 경찰을 공격하던 도중 발생한 사건이어서 홍콩 경찰의 '정당방위' 주장에 어느 정도 설득력이 실렸다.
이날 총격은 비무장한 시민이 단지 다가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총격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동영상에서 초우씨는 경찰을 향해 다가서던 중 경찰이 정확히 조준하고 발사한 총탄에 쓰러졌다.
홍콩 경찰은 이번 총격 사건도 시위대의 폭력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간대도 시계가 어두운 밤이나 아침이 아니라 해가 뜬지 얼마 되지 않은 아침이었다. 이날 오전 집회가 시위대 인근 주차장에서 추락사한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 씨의 추모집회였다는 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을 만나 폭력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문한 뒤 나온 조치라는 점에서 홍콩 시위대는 극도로 분노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시 주석이 주재한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중국 정부가 홍콩에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겠다며 향후 시위에 대한 강경대처 기조를 강하게 시사했다. 4중전회 후 첫 주말인 지난 2일 시위에서 홍콩 경찰이 이전과 다르게 시민들이 집회를 개최하자마자 병력을 투입해 해산에 나섰고, 하루 동안 무려 200명이 넘는 시위대를 체포하는 등 강경책으로 일관한 것도 중국 중앙정부의 의지가 반영됐기 떄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경찰의 총격으로 시위 참가자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11일 오후까지 홍콩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홍콩은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이 시위 전면에 나서자 홍콩 대학들은 일제히 수업과 시험을 취소했다. 홍콩 중문대에서는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학생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홍콩 중심지 센트럴에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자 경찰이 도로를 차단하고 최루탄을 발사하며 시위대의 집결을 막고 있다. 집결이 무산된 시위대는 홍콩 전역으로 흩어져 산발적으로 시위를 벌이고 있어 홍콩의 혼란은 더욱 극심해질 전망이다.
2019-11-11 08: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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