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52)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스포츠 행정가로 첫 발을 내디딘 건 지난 2005년이다. 대한체육회가 선정하는 스포츠외교 전문인력 대상자로 선정돼 미국 유학길에 오른 게 계기가 됐다.
체육 행정 경험
2007년부터는 실무를 시작했다. 대한올림픽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유치에 힘을 보탰다. 2017년에는 은퇴한 여성 체육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겸 대한체육회 이사로 활동했다.
지난해 7월에는 3년 임기의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전체 임직원이 1600명에 이르는 한국체육산업개발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100% 출자해 만든 자회사다. 올림픽공원과 미사리 경정공원 등 1988년 서울올림픽의 유산을 효율적으로 관리ㆍ운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연매출 470억원에 이른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이 설립된 이후 최초의 여성이자 체육인 출신 대표이사라는 점에서 취임 당시 적지 않은 관심을 받았다.
1년 여만에 문체부 차관으로 지위가 수직 상승한 것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체육계 내부적으로는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신치용 진천국가대표선수촌장은 “최 차관은 스포츠인 출신이자 체육 현장에서 행정 경험을 두루 쌓은 분”이라면서 “체육인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근래 들어 체육인들의 인권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여성 차관의 섬세한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스포츠계 일각에서 벌어진 폭력과 성폭력 논란이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면서 “여성 차관이 스포츠계에서 상대적 약자로 여겨지는 구성원들의 권익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려의 시선도 있다. 행정가 코스를 밟긴 했지만, 역량을 제대로 검증 받지 못한 상태에서 중책을 맡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7월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에도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체육인 2000여 명과 함께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을 한 것에 대한 보은 인사아니냐'는 논란이 있다. 1년 5개월만에 비슷한 설왕설래가 반복되는 모양새다.
문체부 2차관이 스포츠 뿐만 아니라 문화와 관광까지 아우르는 역할인 만큼, 스포츠 이외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장악력을 보여줄 지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광업계 종사자는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와 맞물려 관광업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신임 차관이 스포츠 이외의 분야에서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19-12-19 06:18:5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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