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의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제 대응도 함께 제시했다.
◇"지역사회 전파 위험 커졌다" 결국 입장 바꾼 정부
그동안 정부는 국내 신종 코로나 국면이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전파' 단계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3일까지도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아직 지역사회로 광범위하게 확산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사흘 뒤인 지난 6일에는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날 위험이 커졌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날 오전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역사회로의 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비상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정 본부장도 "감염원을 추정하기 어려운 지역사회 감염 환자들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감염자가 누적되면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있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 감시망 밖 환자 늘어…제3국 유입, 2차·3차 감염도 속속 발생
이처럼 정부 입장이 변한 이유는 우선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중국이 아닌 제3국을 통한 환자 유입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일본에서 감염된 채 입국한 12번 환자가 발견됐을 때만 해도 이례적인 사례로 여겨져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4일에는 태국을 방문한 16번 환자가, 5일에는 싱가포르에 다녀온 17번, 19번 환자가 매일 발견되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아직 이들의 감염경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건당국은 세 환자 모두 해외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이처럼 예상치 못한 경로로 환자가 유입될 뿐 아니라, 보건당국의 방역 대응도 늦어지면서 정부 감시망 밖에 장기간 방치되거나 2차·3차 감염으로 이어진 사례도 연거푸 발견되고 있다.
더 나아가 우한에서 입국한 전수조사대상 중 연락이 두절된 29명은 언제든 지역사회 전파를 부를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지난 6일 23번 환자가 발견되면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지난달 23일 우한에서 입국한 23번 환자는 입국 후 2주가 지난 뒤에야 보건당국에 발견됐다.
문제는 23번 환자가 발견된 시점이다. 정 본부장은 지난 5일 "우한시 폐쇄조치가 내려진 1월 23일부터 2주째가 되는 2월 5일~6일 이후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정부가 우한시의 교통을 폐쇄하기 직전 다수의 우한시민들이 탈출하거나, 반대로 귀향길이 막혔다.
신종 코로나의 최대 잠복기인 2주가 지난 지금, 뒤늦게 증상이 나타난 우한발(發) 환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국내에서 발견될 수 있다.
◇정부, 지역사회 전파 위기 속 예방-대응 고강도 대책 준비에 박차 가해
이런 가운데 정부가 신종 코로나 사례정의를 확대한 것도 지역사회 전파 위험을 막기 위한 선제대응으로 보인다.
그동안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방문한 뒤 발열 혹은 호흡기 증상을 보이는 경우로 국한됐던 의사환자 분류기준을 '중국 전역' 방문자로 확대했다.
더 나아가 위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도 신종 코로나 감염이 의심된다는 의사 소견만 있다면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보건당국은 검사 기준을 완화하면 정작 진단이 시급한 고위험군이 검사를 늦게 받을 수 있고, 일선 의료 현장의 혼란도 우려돼 기준 완화를 늦춰왔다.
하지만 기존 방역당국의 감시망의 사각지대에서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반 의료진들이 이를 빠르게 발견하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실제로 지역사회 전파가 벌어졌을 때에 대비해 치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오는 9일 확대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2020-02-06 20:00:0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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