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시즌에 따른 연봉삭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관중 입장 제한으로 구단마다 손실이 발생하는 건 프로야구도 마찬가지지만 관련 논쟁은 프로축구에만 국한되는 모양새다. 프로스포츠계 종사자들은 ‘줄어든 노동량만큼 임금을 삭감한다’는 미국식 노사협의 논리와 ‘공동체와 고통을 분담한다’는 유럽 축구계의 정서가 다르게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8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4월부터 연봉삭감 협상을 진행해온 프로축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가 더 협상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각 구단이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던 와중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일치된 의견을 내는 데 실패한 것이다.
프로축구 구단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구단이 피해를 보는 것을 이유로 선수들에게 고통 분담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운영 규모가 영세한 시민구단에서 이같은 목소리가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업구단과 시민구단 사이 온도차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시민구단은 당장의 입장권 손실은 물론이고 각 지방자치단체의 불투명한 추경 편성 전망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구단들의 손해가 더 큰 것으로 추정되는 프로야구계에서는 아직 관련 논의가 제기된 적이 없다. 프로야구는 홈경기 수가 70경기 이상으로 많은 만큼 누적되는 손해도 더 크다. 한 프로야구단 관계자는 “경기수가 한해 70경기 정도이다 보니 총 누적되는 손해도 경기를 치를수록 커져 총 100억대를 넘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관중 입장이 제한적으로 허용됐어도 이대로라면 손해액은 줄지 않을 전망이다. 구단 관계자는 “제한적 관중 입장이 시행된 후 보안요원은 오히려 관중 검역 때문에 만원 관중일 때보다도 늘렸다”며 “만원 관중 기준 한 경기당 입장권 수입이 2~3억원 정도 발생하던 게 고스란히 손해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프로축구 K리그1의 경우 한 경기당 홈 구단 관중 수입은 7000여만원 선이다.
금전 피해만 놓고 보면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의 연봉 삭감을 둘러싼 온도차는 언뜻 이해되지 않는다. 스포츠계 종사자들은 두 종목이 바탕한 유럽과 미국의 상황을 근본적 차이로 든다. 축구의 경우 유럽 축구계를 중심으로 고액연봉을 받는 선수와 구단들이 삭감 논의를 주도했고, 결국 자발적 삭감 형식으로 결론이 났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K리그에서 논의의 시발점 자체가 유럽 리그의 자발적 연봉삭감이었다”며 “구단들의 속내야 손해를 보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명분상으론 유럽처럼 고통을 분담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프로야구계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경기수에 따라 연봉을 조절한다는 전제 아래 구단과 선수노조 간 갈등이 벌어졌다. 결국 리그 사무국의 일방적인 경기수 조절에 따라 연봉 삭감도 이뤄졌다. 한 프로야구단 관계자는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MLB의 사례를 대입했을 때 국내는 경기수가 줄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이 먼저 이야기를 꺼낼 명분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연봉 삭감 논의보다는 다음 FA시장에서 현재의 손해가 반영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July 29, 2020 at 02:01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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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 ‘코로나 감봉’ 논쟁… 들끓는 축구, 잠잠한 야구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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