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센추리클럽 뒤늦게 가입
누락된 A매치 기록 인정받아
김호곤 “한국 축구 더 발전할 것”
조영증 “올림픽 예선도 출전”
박성화 “포기했었는데 고맙다”
70 가까운 나이가 돼서야 뒤늦게 국제축구연맹(FIFA)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김호곤(69) 수원FC 단장, 조영증(66)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박성화(65) 동래고 감독은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FIFA는 세 사람을 최근 센추리 클럽에 추가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제출한 누락 기록을 받아들였다. 김호곤 117경기, 조영증 102경기, 박성화 101경기 출전이 됐다. A매치(성인 국가대표팀 경기) 100경기 이상 뛴다는 건 축구선수가 누릴 수 있는 흔치 않은 영예다. 세 사람을 더해 국내 남자 선수는 홍명보(136경기), 차범근(130경기) 등 13명이다.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김 단장과 조 위원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부산에 머무는 박성화 감독은 전화로 인터뷰했다. 박 감독은 “전에 혼자 셀 때는 분명히 100경기가 넘었는데, 기록을 인정받지 못해 포기하고 지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1970, 80년대 자료는 찾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많은 분이 노력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A매치 기록을 추적하기 시작한 건 1998년이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말단직원이던 송기룡 심판실장은 “1979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차범근의 A매치 기록을 물어봤는데, 협회에 자료가 없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차범근 기록부터 찾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 기록도 업데이트했다. 기록을 찾아 과거 맞대결이 많았던 동남아 국가를 뒤지고 다녔다. 미국 워싱턴DC의 도서관에서 옛날 신문도 뒤졌다. 중남미 교민의 제보도 받았다. 그리고 이번에 세 사람을 센추리 클럽에 가입시켰다.
김 단장은 “영증이는 엉덩이가 커서 별명이 ‘히프’, ‘황소’였다. 요즘으로 치면 김민재(베이징 궈안)처럼 영리하게 공을 찼다”고 회상했다. 조 위원장은 “민재 만큼 빠르지는 못했다. 김 선배 별명은 ‘방울’이었다. 딸랑딸랑 소리가 들릴 것처럼 빨랐다. 축구를 늦게 시작(고교 3학년)했는데도 아시아를 대표하는 수비수였다. 요즘 같으면 센스가 좋은 김진수(전북) 같았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박성화는 어릴 때 배구를 해 점프가 엄청났다”고 기억했다. 박 감독은 전화 인터뷰에서 “서전트 점프가 1m쯤 됐다. ‘인간 미사일’, ‘돌고래’로 불렸다. 1979년 일본전에서 해트트릭도 세웠는데, 김재한 선배는 은퇴하고, 차범근이 독일에 가는 바람에 센터포워드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려면 10년 가까이 주전으로 꾸준히 뛰어야 한다. 요즘은 워낙 경쟁도 치열하다. 국가대표로서 명예와 센추리클럽을 향해 뛰면 한국 축구는 더 발전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 선수의 센추리 클럽 가입은 기성용(110경기)이 마지막이다. 이청용(울산)은 89경기, 손흥민(토트넘)은 87경기를 각각 기록 중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July 28, 2020 at 10:03PM
https://ift.tt/3jS4d6X
한국 축구 올드보이 셋, 잃어버린 훈장 찾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모바일
https://ift.tt/3e1BZ6n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한국 축구 올드보이 셋, 잃어버린 훈장 찾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모바일"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