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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호수가 말랐다, 수심 114m 바닥서 열린 축구 경기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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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남부 이모트스키 부근 블루 레이크가 최근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자 지역 사람들이 축구장으로 만들었다../크로아티아위크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레브에서 남쪽으로 280㎞쯤 떨어진 이모트스키(Imotski)에는 ‘블루 레이크’라는 호수가 있다. 싱크홀로 형성된 카르스트 지형의 호수로 크로아티아의 유명 관광지다.

블루 레이크는 거대한 지하동굴이 붕괴돼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싱크홀에 있다. 상부 테두리에서의 깊이는 220m정도인데, 수심은 계절에 따라 바뀐다. 주변 산에서 눈이 녹아 내려오는 봄에는 90m정도라고 한다. 1914년에는 최대 수심이 114m에 달했다고 한다.

이 그림 같은 풍광을 자랑하는 호수가 축구장으로 변신한다. 20일(현지 시각) 현지매체인 크로아티아위크에 따르면 블루 레이크에서는 이날 오후 특별한 축구 경기가 열렸다.

크로아티아 남부 이모트스키 부근 블루 레이크가 최근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자 지역 사람들이 축구장으로 만들고 축구를 하고있다./크로아티아위크

물 위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경기장은 수면이 아닌 호수 바닥이다. 호수가 축구장으로 변한 데는 건조한 날씨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 겨울 눈이 거의 오지 않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호수의 또 다른 수원(水原)은 북쪽에 인접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연결된 지하관이지만, 이 역시 건조한 날씨에 메말랐다. 때문에 호수는 지난달 말부터 수량이 줄어들었고, 이달 초 완전히 물이 없는 상태가 됐다.

물이 없는 호수에서는 축구경기가 열리는 전통이 있다. 호수 바닥이 비교적 평평해서다. 메말라 갈라진 호수 바닥에서는 공이 통통 튀고, 페널티 박스도 일반적 경기장과 달리 세모 모양이다.

크로아티아위크에 따르면 호수 바닥에서 처음으로 축구 경기가 열린 것은 지난 1943년이다. 이후 77년간 축구 경기가 열린 것은 몇 차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수 바닥이 메마르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다.




September 21, 2020 at 01:0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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