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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시선]'반쪽짜리 반등' 그친 롯데, 이대로면 내년도 실패다 - 스포츠조선 모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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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5강행 가능성은 완전히 소멸됐다.

지난 시즌을 꼴찌로 마친 롯데는 대대적인 선수단-프런트 개편, 프로세스 확충으로 스토브리그를 달궜다. 시즌 초반 연승까지 이뤄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6월 이후 5위 밑으로 떨어진 뒤 결국 반등은 없었다. 시즌 초 기대가 무너진 이후 '8치올', '9치올', '음8치올', '롯토버' 등 대반격을 바탕으로 5강에 진입할 것이라는 희망가가 안팎에 들렸지만, 결국 메아리에 그쳤을 뿐이다.

롯데는 단 48승(3무93패)에 그쳤던 지난해에 비해 20승을 더 추가(68승1무67패)하면서 5할 승률를 돌파했다.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수 자리에 김준태-정보근 플래툰 체제가 갖춰졌고, 3루수 자리 역시 3년차 한동희가 드디어 성장세를 증명했다. 마운드 역시 댄 스트레일리가 두 자릿수 승수를 채우며 '에이스' 역할을 했고, 이승헌이라는 새로운 기대주도 발견했다. 올 시즌 마무리로 보직 전환한 김원중 역시 24세이브로 안착했다. 허문회 감독 주도 하에 선수단이 완벽하게 결집하면서 시즌 내내 신구조화 속에 의기투합했다.

그러나 이런 롯데의 성과는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5할 승률은 한화와 SK가 몰락하면서 빚어진 '승률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37개의 병살타를 치면서 13번이나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등 답답한 경기들을 펼치기도 했다. 포수 자리는 김준태가 성장하면서 그나마 시름을 덜긴 했지만, 정보근은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고, 후반기 들어 최대강점으로 여겨졌던 자신감마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지성준은 2군을 전전하다 부적절한 처신으로 결국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한동희는 3루수 자리에서 사실상 풀타임 기용되면서 축적된 경험이 성장으로 연결됐지만, 결과적으로 한동희를 성장시킨 것과 달리 미래 주전 경쟁 ?T 백업 자원들에 대한 실험이나 성장은 전무했다. 마운드 역시 선발진은 스트레일리의 활약과 이승헌의 발견 외엔 나머지 선수들이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불펜 역시 김원중을 제외한 다른 선수들이 풀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부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롯데가 이런 약점을 상쇄할 기회를 갖고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것. 대부분의 약점은 수 년전부터 지적됐던 얇은 뎁스에 기인하지만, 올 시즌에도 이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시즌 전까지 2군 육성 및 활용을 주장했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흐름이었다.

올 시즌 롯데는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베테랑 야수들이 꾸준히 자리를 지켰고, 이들이 선수단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활약을 펼칠지는 미지수다. 리그 일정 연기 및 144경기 체제로 인한 빡빡한 일정으로 체력 소모가 큰 올 시즌의 여파가 내년 선수들의 부상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허문회 감독의 발언이 현실화 된다면, 뎁스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5강은 커녕, 다시금 하위권 추락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허 감독은 "내년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특유의 강점으로 여겨졌던 타격이 다시금 힘을 찾은 가운데, 마운드 문제에서도 어느 정도 해결책을 찾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라인업 구성과 승부처 운영 능력 등 여러 부분에서 드러낸 약점 개선이 새 시즌의 과제로 지목된다. 시즌 막판 프런트와의 갈등을 외부에 노출하면서 불협화음을 빚었던 모습도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프런트 역시 올 시즌의 결과물을 놓고 다가올 스토브리그와 새 시즌 방향 설정 뿐만 아니라 현장과 일관성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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