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백원우가 첩보 전달”- 백 “통상적인 절차로 이첩” - 한겨레
첩보 이첩과정·수사보고 의혹에
백 전비서관 “많은 첩보 중 하나”
경찰도 “하명 아닌 첩보 이첩 맞다”
보고서에 전문적 표현·형식 담겨
검찰은 수사 전문가가 작성 판단
취재진 바라보는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백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해 그가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 등을 어디까지 알고 있었으며 그의 인사청탁 등과 관련해 어떤 조처를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2018.8.15 saba@yna.co.kr/2018-08-15 09:01:28/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김기현 전 울산시장(자유한국당)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수사 개시의 바탕이 된 ‘범죄첩보’의 생산과 이첩, 이후 수사 상황 보고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게 첩보를 전달해, 하명수사 지시 의혹을 받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28일 “첩보를 일선 수사기관에 단순 이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어 “청와대가 경찰 쪽에 수사 상황을 질책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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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생산 미스터리
검찰은 최근 박 비서관을 조사해 해당 첩보를 백 전 비서관에게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박 비서관은 “지방선거 전후 선출직 공직자의 비리 첩보가 이렇게 전달된 것은 김 전 시장이 유일하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첩보 문서에는 김 전 시장과 관련한 상당 분량의 정보가 담겼고 표현이나 형식 등도 전문적이어서, 검찰은 단순 첩보가 아닌 수사 전문가가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의혹에 대해 백 전 비서관은 이날 ‘첩보의 생산과 이첩이 단순 업무 처리’라는 취지의 반박 입장문을 냈다. 그는 “특별히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내용의 첩보가 집중되고 또 외부로 이첩된다. (첩보를) 반부패비서관실로 넘겼다면 이는 울산 사건만을 특정해 전달한 것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첩보 보고서가 투서로 온 것인지, 경찰이 작성한 것인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 첩보, 정식으로 경찰에 넘겨졌나
해당 첩보가 경찰에 넘어간 과정을 두고도 논란이 인다.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해당 첩보를 경찰청에 넘기는 과정에서 정식 공문으로 등록하지 않고, 인편으로 경찰에 넘긴 정황을 파악했다. 박형철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봉투에 든 첩보를 백 비서관에게 받아 공문 처리 하지 않고 경찰청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청와대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이런 방법을 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청와대 첩보를 인편으로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정해진 양식이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인 첩보 이첩 과정이라는 취지다. 손제한 경찰청 수사과장은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에 파견된 경찰 행정관이 (첩보를)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에게 전달했다”며 “이는 하명이 아닌 첩보 이첩이 맞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청에서 첩보를 전달받아 수사를 진행한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도 “첩보를 경찰청에서 전달받은 것만 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청와대 ‘수사 보고’ 논란은?
검찰은 경찰이 청와대에 수사 보고를 한 횟수가 10차례 이상이고, 압수수색 사실도 사전에 보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 상황이 울산경찰청에서 경찰청을 거쳐 청와대로 세세하게 보고됐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주요 사건이 아니라면 굳이 청와대가 이렇게 자주 보고받을 이유가 없다”며 “첩보 생산과 이첩 과정, 이후 보고 횟수 등 이상한 점이 매우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쪽은 “(청와대) 보고는 9번이었다”며 “지난해 3월16일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기 전 청와대에 압수수색 계획을 알려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백 전 비서관은 아예 수사 보고를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가 경찰 쪽에 수사 상황을 질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은 “(청와대) 질책은 없었다. 사건 관계인이 경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내용이 첩보 문건에 담겼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용 정환봉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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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8 12:15:5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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